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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일 2026-07-26 2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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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문] 무심코 열어둔 방화문, 화마(火魔)의 레드카펫이 됩니다

- 상주소방서장 오범식 -

기사입력 2026-02-27 2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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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건물을 오가며 무겁게만 느껴졌던 철문, ‘방화문을 유심 보신 적이 있습니까? 복도가 답답하다는 이유로, 혹은 짐을 옮기기 편하다는 핑계로 우리는 종종 이 문을 벽돌이나 고정 장치로 열어두곤 합니다. 하지만 소방청의 최근 포스터가 경고하듯, 이 작은 무심함은 화재 발생 시 걷잡을 수 없는 비극의 시작점이 됩니다.
 


**“꼬리가 길면 피해가 커진다”**는 말이 있습니다. 화재 현장에서 이 꼬리는 바로 우리가 닫지 않고 나온 문틈 사이로 넘실거리는 불길과 유독가스입니다. 불은 산소를 찾아 끊임없이 몸집을 불리며, 열린 문을 마치 전용 통로처럼 활용해 건물 전체로 퍼져나갑니다. 내가 대피하며 무심코 열어둔 그 문이, 뒤에 남겨진 이웃에게는 화마를 불러들이는 레드카펫이 되는 셈입니다.

방화문의 역할은 마치 도미노를 멈춰 세우는 마지막 칸막이와 같습니다. 화마는 열기, 불길, 그리고 치명적인 유독가스라는 세 가지 도미노를 앞세워 우리를 덮칩니다. 이때 제대로 닫힌 방화문 하나만 있어도 이 연쇄 반응은 힘을 잃습니다. 방화문은 단순히 불길을 막는 벽이 아니라, 연기가 계단을 타고 올라가는 것을 지연시켜 사람들이 안전하게 대피할 수 있는 골든타임을 벌어주는 최후의 보루입니다.
 


실제로 수많은 화재 참사 현장에서 방화문을 닫고 대피한 층과 그렇지 않은 층의 피해 정도는 극명하게 갈립니다. 문 하나를 닫는 데 걸리는 시간은 고작 2~3초에 불과하지만, 그 짧은 순간의 실천이 한 가족의 생명과 이웃의 안전을 결정짓습니다.

안전은 거창한 구호에 있지 않습니다. 우리 일상에서 방화문을 닫고 다니는 작은 습관, 그것이 바로 성숙한 안전 문화의 시작입니다. 오늘부터라도 내가 머무는 건물의 방화문이 제대로 닫혀 있는지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제대로 닫힌 방화문이 화재 피해를 막아줍니다.”이 당연하고도 간결한 진리가 우리 모두의 일상을 지켜주는 든든한 방패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 상주소방서장 오범식

박희옥 (heeok508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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